# D.Camp 데모데이 후기
# 계란으로 바위치기 : 스타트업
요즘은 그래도 많이들 알려졌지만, 스타트업은 멋있지 않다. 꾀죄죄하며 돈도 없고, 너무 돈이 없어서 남의 돈으로라도 사업을 해볼려고 하는 불쌍한 존재들이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많은 기대를 갖는 이유는, 어떤 엉뚱한 새로움으로부터 혁신이 나왔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완벽하진 않더라도 우리 스스로가 아직 인식하지 못하는 어떤 생활양식에 착안해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그 안목이 보다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바위치기다 시작부터 끝까지 무엇하나 쉬운게 없다. 사람도 없고, 있는 사람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전략도 없으며, 장기적인 미래 전략도 없다. 그저 무엇인가 만들어보고 싶고, 무엇인가 서비스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뚝딱뚝딱 무언가를 만들어내서 파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마주치게 된 세상이 보여주는 단면은 언제나 녹록치 않다.
# 스스로를 지키기 : 특허
본인은 자신의 제품이 특별하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유사제품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_ 정확한 기업명이 기억나지 않는 미국계 벤처 투자사의 커멘트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무리 특이하고 시장이 분명하게 존재한다고 한들 그것을 방어할 수 없다면 가치가 없다. 내 아이디어를, 내 상품을, 내 서비스를 어떻게 보호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신의를 바탕으로 한 신뢰사회를 바라지만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
그나마 이런 생각으로 작은 기업의 지재권을 탐내면 다행이지만, 그저 돈이 된다는 이유로 작은 기업들의 특허권을 재력과 시장지배력으로 침해해 버리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기술력과 인력을 가지고 있는 기존 기업들에게 초짜들의 신박한 아이템은 알맞게 익은 사과와 같다. 엄한 사람의 바구니에 들어가지 않도록 열심히 울타리도 치고, 소유권을 밝히는 팻말과 증명서류도 구비해 두어야 한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사업의 길로 뛰어든 이들의 용기와 노력은 칭찬 받아야 마땅하지만, 본인들은 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먹잇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성장성과 시장 : 돈이 된다고 무조건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 내에 존재하는 모든 잠재적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을 때 얼마만큼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가? _ 한국 벤처투자사 심사역의 꽤나 날카로웠던 질문
사업에 있어 가치가 잠재되어 있는 서비스 또는 제품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사업 구상에 있어, 그 사업이 가질 수 있는 최대 Market Cap, 즉 시장의 크기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시장을 새롭게 창출하는 서비스가 아니라면, 결국 기존 시장에 존재하는 충족되지 못한 수요를 만족시켜야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가령 구글이 기존의 광고 수요들을 신문 등의 기존 미디어로부터 뺐어온 것처럼 이미 충족되고 있는 수요들을 끌어와야 한다. 남의 밥그릇을 뺐어와 한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은 마치 아이폰처럼, 인간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키는 혁신이 있어야 한다. 본인이 준비하는 서비스가 그러한 혁신을 갖고 있지 않다면, 과연 자신의 서비스가 최대로 공급되었을 때 차지할 수 있는 Market cap 이 어느정도인지를 생각해 봐야한다. 즉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개인이 스스로 자본을 투자해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그러나 투자사들을 성공적으로 설득하여 투자를 받아 사업을 키워가고자 할 때는, 자신의 서비스가 보고 있는 시장의 크기가 커야만하고, 그곳이 이미 너무 레드오션이 되어있지 않아야 한다. 결국 꼭꼭 숨어있는 수요를 찾아내어, 그것이 시장이 편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결국엔 비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들과 Entrepreneur들에게는 비전에 대한, 창출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한, 수요자들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당장 매출을 내는 사업 자체보다도,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스스로와 조직의 성찰이 중요할 수도 있다. 성장의 한계가 정해진 사업만큼 암담한 것은 없으니까.
필요해서 만들어낸 비전이 아니라, 정말 치열한 토론과 고민에 의해 도출된 비전이 있을 때 비로소 __Nice to Have__가 아닌 __Must Have__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런 클리셰한 것들 말고 말이다.